넷플릭스는 어떻게 디즈니를 잡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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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넷플릭스는 어떻게 디즈니를 잡았을까

by A깜찍이 2019.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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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가입자 수가 1억 5000만 명을 넘어섰다.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어닝 서프라이즈 - 시장의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말한다)

그리고 디즈니의 시가총액을 초월했다.

10년 간 주가가 100배, 6년 간, 1년 간 2배 가까이 뛰어 디즈니의 콘텐츠로 연명하던 스트리밍 기업이 거대해졌고 이제 자체적으로 드라마 제작을 하고 있다.

북미에서는 코드커팅이 사회적으로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코드커팅 - 유료 방송 케이블 시청자가 가입을 해지하고 새로운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수신료를 내는 케이블 tv 대신에 넷플릭스를 본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넷플릭스의 행보에 위협을 느낀 디즈니는 더 이상 자신들의 콘텐츠를 주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反넷플릭스 연합을 만든다. 여기에는 디즈니, 워너 브라더스, 21세기 폭스, 컴캐스트가 각각 30%, 10%, 30%, 3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 기업을 훌루(Hulu)라고 한다. 또한, 디즈니는 최근 21세기 폭스를 인수하여 훌루의 지분 60%를 확보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디즈니의 이러한 시도들은 넷플릭스의 대단함을 증명하게 된다. 그리하여 주가가 치솟는다. 하지만 흥하기만 할 수는 없다. 19년 2/4분기에 넷플릭스는 신규 가입자 수의 증가가 둔화되고 주가가 폭락했다.

410달러까지 가던 주가가 310달러 정도가 되었다. 고점 대비 25%가량 하락한 상태이다. 디즈니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다시 시가총액을 초월한다.(현재 디즈니 - 2534억, 넷플릭스 1360억)

디즈니는 월트 디즈니가 창립한 이후 1세기 간 전 세계 영화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지금 보유하고 있는 회사로는 마블, 픽사, 루카스필름 그리고 21세기 폭스와 같은 거대 기업들이 있다.

비록 순간이었지만 넷플릭스는 어떻게 이런 초대기업 디즈니를 넘어설 수 있었을까?

여러 가지 중 하나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간의 심리를 완벽에 가깝게 이해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평소에 독서를 많이 하는 내가 맛 간을 이용해 책 소개를 하겠다. 명저 <모두 거짓말을 한다>이다. 이 책에서는 '인간은 입이 아닌 행동으로 말한다'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넷플릭스의 성공을 바라보면 이해할 수 있다.

요즘은 제품에 대한 설문조사를 예전에 비해 많이 하지 않는다. 그것이 의미 없다는 것을 기업들이 더 잘 알 것이다.

한 잡지사에서 남자와 여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어떤 잡지를 구독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으로 말이다.

남자 A : 과학과 경제 관련 잡지가 늘었으면 좋겠어요. 요새는 저질스런 잡지들밖에 없어서 아쉬워요.

여자 A : 원예나 인테리어요. 곧 결혼하니까 이런데 관심이 생겨서요.

사람들의 말을 듣고 과학과 경제, 원예와 인테리어 잡지에 예산을 확충하고 신간을 발매한 잡지사는 어떻게 되었을까? 판매 실적이 올라가지 않았다. 왜냐?

사람들이 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진짜 관심 있어하는 것은 과학과 경제, 원예와 인테리어가 아니다. 사람들이 관심 있는 것은 <PLAYBOY>나 맥심 같은 잡지들이다.

넷플릭스에는 처음에 예약기능이 있었다. 인터넷 쇼핑몰 사이트에는 장바구니가 있지 않은가? 지금은 돈이 없어 구매하지 못하더라도 나중에 돈이 생기면 사고 싶은 것을 살 수 있게 말이다. 넷플릭스도 지금은 시간이 없어 못 보지만, 나중에 시간이 생기면 보고 싶었던 영화나 드라마를 볼 수 있게 예약기능을 만든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예약해 놓은 영화들을 몇 달이 지나도록 보지 않는다는 사실을 넷플릭스는 깨달았다. 그리고 예약한 영화 리스트를 추린다. 그런데 그 영화들에는 특징이 하나 있었다. 

소위 명작이라고 불리는 영화들이 대부분이었다. 각종 영화제 수상작, 평점이 높은 것들..

여기서 깊은 깨달음을 얻은 넷플릭스는 예약기능을 지워버린다.

그리고 사람들이 주로 넷플릭스에서 본 영화, 드라마를 바탕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다. 이런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지금까지 네가 본 영화들의 목록을 봤을 때 너는 이런 영화를 좋아할 것이다. 내가 너의 취향을 너보다 잘 안다. 너는 이 영화를 보게 될 것이다'라고 말이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고 난 후 넷플릭스 가입자 수는 폭등하기 시작했다.

인간은 타인의 시선을 두려워해 숨길뿐 생각보다 '저질'을 좋아한다는 것을 넷플릭스가 알아낸 것이다. 입으로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피학적이라면서 비판하지만, 사실 사람들은 그런 영화를 좋아하고 많이 본다는 것이다. 

10년 전만 해도 시가 총액이 1조 정도에 불과했던 넷플릭스는 10년 만에 100배 성장해 디즈니를 위협하는 거대 기업이 되었다. 요즘 인터넷 메일을 보면 구매 이력, 접속 이력을 바탕으로 보내는 광고들이 매우 많다. 

빅데이터 시대에 IT기업들이 주목하는 건 인간의 입이 아닌 행동이다. 맞춤형 서비스가 각광받는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다.

유튜브에서 내가 좋아하는 동영상이 나온다고 좋아하지 말고 우리는 기업의 노예가 되는 건 아닌가 진지하게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유튜브 보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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